모로코, 현지 생산 늘려 수입대체 추진
의료용품에서 일반 제품으로 확산…현지 생산 추진할 만
모로코는 제조기반 부족으로 소비재, 산업재 수입 의존도가 높아 무역적자가 반복되고 있으며 코로나19의 유행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모로코 정부는 ‘메이드 인 모로코(Made in Morocco)’ 강조하면서 현지 생산 및 수입대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 경제동향=모로코 중앙은행에 따르면 팬데믹의 여파로 지난해 모로코 경제성장률은 -6.3%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4.7% 성장으로 반등을 예상하고 있으나 코로나19 및 전 세계 경제회복 추이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여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현지 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주요 수출시장인 유럽의 수요 감소, 내수 침체 등으로 모로코의 1~10월 수출입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와 16.6%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적자 폭도 함께 축소됐지만 모로코는 매년 약 2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로코의 무역적자는 제조기반 부족에서 비롯되는데 일반 소비재 이외에도 자동차, 의류를 비롯해 수출에 필요한 기자재는 물론 에너지와 식량 자원도 수입하다 보니 구조적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 정책동향=모로코 정부는 ‘메이드 인 모로코’ 등 현지 생산 확대 정책을 통해 경제 회복 및 수입 대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작년 10월 모로코 총리는 섬유, 운송, 기계, 금속, 플라스틱, 전자, 식품 등 주요 산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관련 기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37억 달러 규모의 수입대체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모로코는 제조업 발전을 위해 ‘2차 산업 가속화 계획(2021~2025)’을 준비하고 있다. 1차 계획 당시 자동차, 항공 등 주요 분야의 외국인 투자 유치 등을 통해 제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을 14%에서 23%로 높이는 등 제조기반 마련에 초점을 두었다면 2차는 자본 참여 확대 및 내재화를 통한 경제효과 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모로코 정부는 제조업 지원을 위해 신규 산업단지 조성에도 힘쓰고 있는데 최대 상업지역인 카사블랑카 외곽에 140헥타르 규모의 3개 단지를 비롯해 페즈 지역에 81헥타르의 의류 및 가죽 산업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외국투자 전용 산업단지 10개를 추가로 계획하는 등 제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현지생산 주요 사례=현지 생산 운동은 마스크, 손 세정제 등 코로나19 관련 제품에서 우선 추진됐으며 비의료용품 분야로 확산 중이다. 이 가운데 마스크는 ‘메이드 인 모로코’의 대표 상품인데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부족으로 고생했기 때문이다. 유럽 수요 감소로 가동이 부진한 섬유공장을 활용해 마스크를 생산하기 시작해 11월까지 3억4000만 개를 만들었다. 기능성이 아닌 일반용 수입 마스크가 개당 5디르함(650원)이라면 현지 생산제품은 1/4 가격인 1.2디르함에 판매되고 있다.
현재는 하루 1600만 개의 마스크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자체 수요를 넘어 초과 생산분을 수출하고 있다. 작년 3~6월 전 세계 11개국에 1850만 개의 마스크를 수출했는데 프랑스(33.6%), 포르투갈(28.5%), 스페인(14.6%) 등이 주요 대상국이다. 모로코는 발 빠른 대처로 자체 마스크 생산을 통한 수입대체는 물론 수출까지 하면서 국내 생산에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
모로코는 마스크와 함께 손 세정제 수입대체를 위해 주요 원료인 에탄올 공장을 재가동했는데 현재는 하루 2만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상점 입구, 사무실에서 주로 사용하는 센서로 자동 작동하는 손 세정제 분사기도 자체 제조해 유통 중이다.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중환자실에서 주로 사용하는 산소호흡기 부족 문제가 대두되자 모로코 보건부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을 통해 약 500대를 생산했으며 현재 인증과정을 거치고 있다. 적외선 체온계는 아직까지 중국 제품이 주로 유통되고 있으나 작년 6월 모로코 스타트업인 넥스트로닉스가 열적외선 체온계 제품을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일반 제조업 분야에서 현지 생산의 주요 사례로 꼽을 만한 것은 버스다. 모로코는 대중교통 수단이 노후화돼 도시 이미지를 해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최근 스페인 버스 메이커인 이리자르가 모로코 내 생산을 시작해 작년에 200대의 버스를 공급했다. 모로코 산업부는 41%인 자동차부품 로컬 비율을 60%까지 끌어올리는 동시에 국내에서 운행하는 모든 버스를 자체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모로코는 또한 모하메드 6세 국왕 주도로 수입에 의존하는 학생용 가방을 자체 생산해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 우리 기업 시사점=현재 ‘메이드 인 모로코’ 운동은 코로나19 관련 의료용품에 국한돼 있으나 모로코 정부의 제조업 활성화 의지와 반복되는 무역수지 적자 상황을 고려할 때 팬데믹 사태 이후에는 일반 제조업 분야로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들어 관세율을 인상하고 수입 및 통관절차가 점차 까다로워지는 가운데 여전히 기술과 자본에 제약이 있지만 저기술 일반사양 품목의 경우 현지의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수입대체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모로코 수출을 추진하는 우리 기업은 제품 콘셉트, 디자인, 기능, 브랜딩 등에서 차별화를 추구해야 한다.
모로코 정부가 외국기업 유치를 적극 장려하고 있고 모로코가 유럽, 중동,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는 만큼 모로코와 인근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현지 생산도 고려할 만하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의료용품에서 일반 제품으로 확산…현지 생산 추진할 만
모로코는 제조기반 부족으로 소비재, 산업재 수입 의존도가 높아 무역적자가 반복되고 있으며 코로나19의 유행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모로코 정부는 ‘메이드 인 모로코(Made in Morocco)’ 강조하면서 현지 생산 및 수입대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 경제동향=모로코 중앙은행에 따르면 팬데믹의 여파로 지난해 모로코 경제성장률은 -6.3%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4.7% 성장으로 반등을 예상하고 있으나 코로나19 및 전 세계 경제회복 추이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여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현지 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주요 수출시장인 유럽의 수요 감소, 내수 침체 등으로 모로코의 1~10월 수출입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와 16.6%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적자 폭도 함께 축소됐지만 모로코는 매년 약 2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로코의 무역적자는 제조기반 부족에서 비롯되는데 일반 소비재 이외에도 자동차, 의류를 비롯해 수출에 필요한 기자재는 물론 에너지와 식량 자원도 수입하다 보니 구조적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 정책동향=모로코 정부는 ‘메이드 인 모로코’ 등 현지 생산 확대 정책을 통해 경제 회복 및 수입 대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작년 10월 모로코 총리는 섬유, 운송, 기계, 금속, 플라스틱, 전자, 식품 등 주요 산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관련 기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37억 달러 규모의 수입대체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모로코는 제조업 발전을 위해 ‘2차 산업 가속화 계획(2021~2025)’을 준비하고 있다. 1차 계획 당시 자동차, 항공 등 주요 분야의 외국인 투자 유치 등을 통해 제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을 14%에서 23%로 높이는 등 제조기반 마련에 초점을 두었다면 2차는 자본 참여 확대 및 내재화를 통한 경제효과 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모로코 정부는 제조업 지원을 위해 신규 산업단지 조성에도 힘쓰고 있는데 최대 상업지역인 카사블랑카 외곽에 140헥타르 규모의 3개 단지를 비롯해 페즈 지역에 81헥타르의 의류 및 가죽 산업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외국투자 전용 산업단지 10개를 추가로 계획하는 등 제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현지생산 주요 사례=현지 생산 운동은 마스크, 손 세정제 등 코로나19 관련 제품에서 우선 추진됐으며 비의료용품 분야로 확산 중이다. 이 가운데 마스크는 ‘메이드 인 모로코’의 대표 상품인데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부족으로 고생했기 때문이다. 유럽 수요 감소로 가동이 부진한 섬유공장을 활용해 마스크를 생산하기 시작해 11월까지 3억4000만 개를 만들었다. 기능성이 아닌 일반용 수입 마스크가 개당 5디르함(650원)이라면 현지 생산제품은 1/4 가격인 1.2디르함에 판매되고 있다.
현재는 하루 1600만 개의 마스크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자체 수요를 넘어 초과 생산분을 수출하고 있다. 작년 3~6월 전 세계 11개국에 1850만 개의 마스크를 수출했는데 프랑스(33.6%), 포르투갈(28.5%), 스페인(14.6%) 등이 주요 대상국이다. 모로코는 발 빠른 대처로 자체 마스크 생산을 통한 수입대체는 물론 수출까지 하면서 국내 생산에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
모로코는 마스크와 함께 손 세정제 수입대체를 위해 주요 원료인 에탄올 공장을 재가동했는데 현재는 하루 2만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상점 입구, 사무실에서 주로 사용하는 센서로 자동 작동하는 손 세정제 분사기도 자체 제조해 유통 중이다.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중환자실에서 주로 사용하는 산소호흡기 부족 문제가 대두되자 모로코 보건부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을 통해 약 500대를 생산했으며 현재 인증과정을 거치고 있다. 적외선 체온계는 아직까지 중국 제품이 주로 유통되고 있으나 작년 6월 모로코 스타트업인 넥스트로닉스가 열적외선 체온계 제품을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일반 제조업 분야에서 현지 생산의 주요 사례로 꼽을 만한 것은 버스다. 모로코는 대중교통 수단이 노후화돼 도시 이미지를 해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최근 스페인 버스 메이커인 이리자르가 모로코 내 생산을 시작해 작년에 200대의 버스를 공급했다. 모로코 산업부는 41%인 자동차부품 로컬 비율을 60%까지 끌어올리는 동시에 국내에서 운행하는 모든 버스를 자체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모로코는 또한 모하메드 6세 국왕 주도로 수입에 의존하는 학생용 가방을 자체 생산해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 우리 기업 시사점=현재 ‘메이드 인 모로코’ 운동은 코로나19 관련 의료용품에 국한돼 있으나 모로코 정부의 제조업 활성화 의지와 반복되는 무역수지 적자 상황을 고려할 때 팬데믹 사태 이후에는 일반 제조업 분야로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들어 관세율을 인상하고 수입 및 통관절차가 점차 까다로워지는 가운데 여전히 기술과 자본에 제약이 있지만 저기술 일반사양 품목의 경우 현지의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수입대체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모로코 수출을 추진하는 우리 기업은 제품 콘셉트, 디자인, 기능, 브랜딩 등에서 차별화를 추구해야 한다.
모로코 정부가 외국기업 유치를 적극 장려하고 있고 모로코가 유럽, 중동,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는 만큼 모로코와 인근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현지 생산도 고려할 만하다.
[한국무역신문 제공]